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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목동검도관 작성일19-09-19 조회1,118회
제목 : 너의 스승은 거울 속에 있는 너 자신...(2019여름호 검도 페이지96,97,98)
2018년 우수도장으로 선정되어 그 기쁨이, 그동안 27년이란 긴 세월 속에 함께한 사람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
지금까지 그 긴 끈을 놓지 않고 격려해 주시고 한결같은 마음으로 응원해 주신 이태훈 검우회 회장님 및 검우회 회원들, 그리고 도장에서 교검지애로 함께 성장하고 지금은 대학생 또는 사회인으로 자기역량을 발휘하고 자기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는 청년부, 현재 힘든 학업을 마치고 또 도장에 나와서 땀을 뻘뻘 흘리고 운동하는 천진난만한 우리 아이들 등 모든 분들과 이 영광을 함께 누리고 싶다.
초등학교 전국대회 종합 우승은 물론 SBS 검도왕 대회 등 여러 번 전국을 누비며 입상을 하였던 아이들은 이제 청년이 되었고, 청년은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불혹의 나이가 되었다. 이제 그 자녀들이 아버지의 손을 잡고 검도장을 나오면서 즐거운 마음으로 평생검도를 실천하고 있다.
검도를 아끼고 사랑하는 모든 관원 여러분의 성원과 검도 지도자로서 부족한 저를 끝까지 믿고 지지해 준 응원이 오늘날 지금의 목동검도관으로 유지하고 있는 것 같아 항상 고맙고 감사한 마음 뿐이다.
요즘은 인공지능 소프트웨어 덕분에 스마트폰의 무궁무진한 어플들 속에 손쉽게 클릭해 정보를 얻고 쉽게 배우는 것에 길들여져 있는 검도 수련생들은 몸과 마음이 항상 바쁘다. 검도는 어느 종목보다 예를 중요시하기에 검도에 대한 예의와 예절부터 습관을 처음부터 들여야 한다. 하지만 마음이 바쁜 아이들 입장에서 보면 묵상과 기본운동은 따분하고, 검도 기본기 습득이 반복되는 시간들이 더디고 지루하여 금방 포기하고 지쳐하는 모습을 보면 안타깝게 지켜보게 된다.
심신을 수련하는 무도의 시간이 길어지다 보면 인내와 끈기가 저절로 생기고, 바쁘게 살아가는 우리들의 성급한 행동들이 자기 반성과 자기성찰의 시간뿐 아니라 그 속에서 안정된 교감을 안겨준다. 그래서 검도는 남녀노소, 가족과 함께 즐길 수 있는 국민 스포츠로 현대사회에 적합한 운동이라 생각된다.
검도장에 오는 학생들은 스마트폰에서 해방되고, 오직 자기 자신만을 위한 운동을 하고 빨리빨리 해야 한다는 조급함 속에서 탈피하여 검도의 기본예절과 기본자세, 바른 마음가짐으로 한걸음 한걸음 ‘느림’의 감각을 깨어주려고 노력한다.
예를 들어, 아이들이 아무리 어려도 스스로 검도복을 입게 하고, 갑상을 차고 호구를 혼자 쓸 수 있도록 격려하며 끝까지 기다려 준다. 몇 개월이 지나도 괜찮다. 왜냐하면 검도복 입는 것부터 시작해서 갑상, 호구까지 본인 스스로 바르게 입는 것부터가, 운동의 시작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승급 심사 때 아이들이 고사리 같은 손으로 검도복을 여미고 어떻게 저 긴 끈을 묶을 수 있을지 부모님들은 애가 타고 조마조마 해 하면서 자녀들을 지켜보신다고 한다. 어떤 부모님들은 아이에게 달려가 대신 해주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고도 말한다.
조금 느리고 서툴지만 누가 챙겨주지 않아도 아이들 스스로 거울을 보며 바르게 옷을 입으려고 경쟁하듯 자기 모습을 정비 하는 모습을 본다.
그 시간들을 잘 견디고 믿고 따라와 준 아이들은 더 단단해지고 그 속에서 바른 자세와 바른 마음으로 쉽게 검도를 포기하지 않는다.
그리고 검도의 나만의 강점을 찾기 위해서 검도 수련 시 수천 번의 기본기와 끊임없는 연습 그리고 쏟아 붓는 열정과 시합 경험에서 얻는 지혜에서 느끼고 깨우쳐야 한다.
‘검도인은 하루도 죽도를 놓아서는 안된다’고 늘 말한다. 검도인은 검도수련을 통해 한 달이 모여 일 년이 되고, 일 년이 모여 십년이 되면서, 나의 자세 즉 나의 숙련된 모습이 습관처럼 굳어진다.
모든 몸으로 익히는 스포츠인이나 도자기를 만드는 장인들도 마찬가지로 수십번 수백번 연습만이 그 안에서 승리의 맛과 결과물을 얻듯이 검도도 숙련이 밑바탕이 되어 자기만의 특기를 만들고 축적되어 스스로 깨닫고 실천하는 과정에서 완성되어 가는 것이다.
우리도장은 유급자나 유단자 분들은 기초를 바탕으로 기본기를 큰 동작을 시작으로 응용기술까지 기술연습으로 수련을 진행하고 있다.
목동검도관 관원들은 어른 분들의 오랜 시간 동안 귀감이 되어 검도 수련을 해서 인지 가족단위로 운동하는 관원들이 많다. 검을 통해서 고도의 정신집중, 정확한 판단력과 승리에 대한 겸손, 명예롭게 패배하는 예의와 마음가짐 등 의연하게 대처하는 어른들의 모습이 본보기가 되어 가르쳐 주지 않아도
우리 아이들은 보고 배움으로서 형제간에 우애도 돈독해지고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더 큰 거 같아 흐믓하다.
초심자분들이 거울 앞에서 수련을 할 때 “너의 스승은 사범님이 아니라 거울속에 있는 너 자신” 이라고 이야기 한다.
나는 스승이 아니고 보조로 길잡이 해주는 것임을 항상 말하는 이유는 스승이기 이전에 배우는 사람을 통해 내가 배움이 더 크고, 나도 거울을 보고 나의 모습을 기본기로 재정비하고, 습관적의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갖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검도인으로서 초심자의 마음가짐으로 교검지애를 나누고 관원들의 보조자가 되어 도장안의 힘찬 기압소리와 죽도의 합을 이루는 타격소리와 함께 어린이부터 노년까지 늘 함께 걷는 인생의 동반자가 되기를 희망한다.